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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 공기살인 > - 가습기 살균제 실화 사건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우리의 이야기

by 4everlover 2023. 6. 17.

봄이 되면 나타났다 여름이 되면 사라지는 죽음의 병. 공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죽음을 몰고 온 살인무기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그들의 사투. 증발된 범인, 피해자는 증발되지 않았다!

 

영화 < 공기살인 : TOXIC >

 

1. 영화 <공기살인> 줄거리

오늘 소개할 영화는 조용선 감독이 연출한 공기살인(TOXIC)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하여 정부의 무능과 기업의 부도덕함을 파헤치는 장편소설 소재원 작가의 <균>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평소 건강하던 아들 민우가 며칠 감기 몸살로 앓아누웠다가 다시 기력을 회복하고 수영장에 나가게 되는데 민우는 결국 수영장에서 쓰러졌고 위급한 상태로 아빠(김상경)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실려와 수술까지 받게 되지만 이미 폐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상황이라 의식도 없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간신히 목숨만 붙어 있는 상황이라 모두를 안타깝게 합니다. 엄마(서영희)는 민우의 옷가지를 챙기러 혼자 집으로 갔으나, 같은 증상으로 집에서 쓰러지면서 응급처치가 늦어 사망하는 사건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갑자기 가족의 죽음을 맞은 태훈은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는데 문상객들이 돌아가고 검사인 처제 영주(이선빈)와 얘기를 나누다 5개월 전 건강 검진을 받을 때는 폐에 아무런 이상 증상이 없었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부검을 결정합니다. 그 정도로 폐가 굳으려면 적어도 증상이 1년 전에는 나타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검 결과는 기관지를 통해 들어온 무언가로 폐에 대미지를 준 것 같다는 전문의 소견을 얻어내기는 하지만 직접적 원인은 알아내지 못하자 오래전부터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을 연구해온 것으로 알려진 오종학 교수를 찾아가 자문을 구합니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폐 질환으로 사망하게 되는 경우를 2006년부터 보아 왔다는 오 교수는 봄에 잠깐 나타났다가 여름, 가을, 겨울엔 사라졌기 때문에 역학조사도 잘 안됐다는 말을 합니다. 관련 사례를 모은 태훈은 패턴을 알아내기 위해 동료 의사 인호(이지훈)의 도움을 받아 설문지를 만들어 우편 발송을 하는데 아무도 응답을 해주지 않자 처제 한영주 검사와 인호 셋이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자료를 모으게 됩니다. 많은 피해자 중 쌍둥이와 아내를 잃은 남편 현종(김정태)과 운동선수인 손녀가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누워 있는 할머니 위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증언들을 정리하던 태훈은 피해자들의 집에 공통적으로 가습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집에 있던 가습기로 동물 실험을 해보기로 하고 진행하는데 충격적인 결과를 보게 됩니다. 2주 만에 실험 쥐들이 모두 죽었고 사인은 PHMG 흡입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충격적인 것은 PHMG가 폐에 치명적이라는 세계 보건 학회 연구 결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태훈은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 있다는 보도 자료를 언론에 뿌렸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오투의 조대표(장혁진)는 원만한 해결 보다는 사건을 무마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담당자로 선임된 우식(윤경호)은 회사의 관련 서류를 모두 없애고 정계 영향력이 큰 박의원(장광)을 만나 사과 박스를 트렁크에 싣는 등 전방위로 로비를 펼친 끝에 신문사, 언론, 검찰 등에 박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고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영주는 민사 소송으로 밖에 진행이 안되는 사건인데 변호를 해줄 변호사를 구하지 못하자 자신이 직접 하기로 결정하고 검사를 그만둡니다. 그리고 평소 존경하던 지검장 출신 정경한(송영규) 변호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였으나 거절당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검찰에서 같이 일했던 양 계장(이유준)이 영주의 사무실에 출근해 일을 돕습니다. 쟁점이 워낙 많고, 거물급 변호사들이 피고 쪽에 포진해있다 보니 재판 자체가 쉽게 열리지 않고 있었으나, 미국 국적의 아이와 엄마가 같은 증상으로 사망하면서 상황은 180도 바뀌게 됩니다. 결국 재판이 열리게 되지만,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오투는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하고 회사에서 본 소송으로 피해가 크지만 50억을 준비해 피해자들에게 무조건적인 합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성의를 보임과 동시에 가습기 소독제에 대한 실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판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해 판사의 허락을 받아냅니다. ​

 

영주는 장태성 교수를 찾아가 증언을 부탁하고 오투 측에서는 추성모 교수를 찾아가 실험 결과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얻어내려고 하는데 두 교수다 미온적입니다. 오투의 우식은 아들 민우에게 맞는 폐를 맞춰줄 수 있다면서 태훈에게도 접근하나 태훈은 거절합니다. 실험 결과가 나와 2차 재판이 열립니다. 오투 측과 연평균 5건의 계약을 진행하고 있어 갑을 관계나 다름없는 추성모 교수의 연구소에서 오투 측이 의뢰해 실험한 결과 인체에 무해하다고 발표합니다. 영주는 믿지 않았지만 태훈이 참관인으로 참가했고 태훈도 사실이라고 말하며 가습기 살균제는 폐 질환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증언했기 때문에 허무하게 재판이 끝나버립니다. 오투의 조 대표는 아시아 총괄로 승진하고 우식은 한국 대표가 되었고, 우식은 조대표에게 가습기 살균제 재고가 300억 정도 있다고 하자 조 대표는 한 달 안에 전부 다 밀어내고 그 후에 신제품을 출시하라고 지시하고 출국하지만 공항에서 출국 금지로 경찰에 연행됩니다.

 

영화의 반전 부분은 새로 오투의 한국 대표가 된 우식이 태훈과 같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하여 가족을 잃은 아픔을 겪은 아빠였습니다. 우식은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태훈과 긴밀하게 협력해 실험이 조작되었다는 증거를 확보한 뒤 경찰에 제보하면서 사건을 민사 재판이 아닌 형사 재판으로 바뀌게 한 것입니다. ​ 과거 우식은 오투의 가습기 살균제를 호주로 수출하는 건을 진행하다가 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고, 자신의 딸과 아내가 그 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세상에 알릴 방법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비록 우식은 교도소로 가지만 태훈은 무혐의로 풀려납니다. 그리고 영주는 다시 검찰로 복귀하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를 맡게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 여야정 합의를 통해 진상조사협의회가 열리게 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2. 주연 배우 및 감독 소개

정태훈 역 (김상경)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아내 한길주가 원인 모를 폐질환으로 죽고 그 원인에 대한 의심이 꼬리를 물면서 그의 싸움은 시작된다. 가족을 잃고 사건에 뛰어드는 의사 정태훈, 그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영주 역 (이선빈) : 한길주의 동생. 언니의 죽음으로 검사에서 변호사가 되고 진실을 형부와 같이 파헤친다.

 

서우식 역 (윤경호) :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회사 '오투'의 팀장

 

한길주 역 (서영희)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태훈의 아내다.

 

감독 조용선 : 2013년 영화 '노브레싱'으로 데뷔, 이외 5편의 영화에 참여

 

3. 영화 <공기살인>에 대한 평가

 

2020년 한국환경 보건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인한 건강피해자 수는 95만 명, 그중 2만 명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처음 개발된 1994년부터 유해성이 보고돼 판매가 중단된 2011년까지 20개 모델, 약 1천만 병이 판매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원인도 모른 채 죽어 갔을까 생각하니 소름이 끼치고, 남의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라는 점은 감안하여 시청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큰 틀에선 사실에 근거해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대한민국에서 정부와 대기업의 파렴치함으로 가족의 죽음이라는 슬픈 현실에 속수무책이었던 한국 사회의 일면목에 대한 영화로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 <공기살인>을 추천합니다.  ​